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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o Story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 정체성, 가족 그리고 구원

by canadamiso 2025. 11. 29.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 - 정체성, 가족 그리고 구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는 유머와 액션으로 유명한 마블 시리즈의 외형을 유지하면서도, 로켓 라쿤의 과거와 상처를 중심으로 한 감정적 서사를 깊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정체성, 가족, 구원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가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싶은지를 묻는 영화입니다.

정체성: “나는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나입니다”

이번 작품의 중심은 로켓 라쿤입니다. 과거, 그는 하이 에볼루셔너리라는 광적인 유전공학자에 의해 생체 실험의 대상으로 태어났습니다. 동물과 기계를 결합한 존재로 조작당하며 태어난 그는 스스로 ‘괴물’이라 느꼈고, 그 상처는 분노와 유머로 위장한 채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Vol.3』는 그런 로켓이 자신의 과거를 직면하고, 더 이상 피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초반, 로켓은 중상을 입고 혼수상태에 빠지며, 팀은 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연구 데이터를 찾아 나섭니다. 이 과정에서 로켓은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 함께 실험당했던 친구들(라일라, 플로어, 티프스)과의 시간을 떠올리게 됩니다. 그 시절의 기억은 처참하지만, 동시에 따뜻한 위로와 존재 가치를 찾았던 시간이기도 합니다. 결국 로켓은 자신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는가’보다 ‘누구로 살아왔는가’를 기준으로 정체성을 재정의하게 됩니다.

하이 에볼루셔너리는 완벽한 세계를 꿈꾸며 생명체를 조작하지만, 로켓은 그런 목적에 의해 태어난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자율적 존재로 거듭납니다. 그는 스스로를 선택한 사람이고, 더 이상 실험의 산물이 아니라 ‘누군가를 지키는 존재’가 되기로 합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정체성이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마주하고 선택하는 것’ 임을 말합니다.

가족: “혈연이 아니라, 남아주는 사람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는 가족을 다시 정의합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혈연이 아니라, 함께 있어주고 이해하며, 떠나지 않는 이들이 바로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멤버 간의 유대가 더욱 깊고 단단하게 묘사되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집니다.

로켓이 혼수상태에 빠진 뒤, 피터 퀼(스타로드)은 과거의 실연과 상실을 떠안은 채 그를 구하기 위한 임무에 전념합니다. 드랙스, 네뷸라, 맨티스, 그루트까지 모두 로켓을 살리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 ‘가족’이 되었음을 확인합니다. 특히 네뷸라는 냉철하고 거리감 있는 캐릭터였지만, 이번 편에서는 로켓을 향한 애정과 공동체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줍니다.

과거 회상 속 로켓의 실험실 동료들 또한 중요한 서사입니다. 라일라, 플로어, 티프스는 모두 로켓처럼 실험체였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신뢰하며 존재적 안정감을 나눴던 관계입니다. 이들의 죽음은 로켓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았지만, 동시에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던’ 기억으로 자리 잡습니다. 피터가 말합니다. “우리는 가족이야.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의 곁에 있기 때문이야.”

영화는 반복적으로 말합니다. 가족은 떠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떠났다가도 돌아오고, 이해하려 애쓰고, 끝까지 함께 하려는 그 마음이 바로 가족을 만듭니다. 『Vol.3』는 그 메시지를 눈물겹도록 따뜻하게 보여줍니다.

구원: “과거를 바꾸지 못해도, 용서할 수 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는 히어로 영화지만, 진짜 ‘승리’는 전투나 악당의 파괴가 아니라, 자신을 용서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로켓은 과거를 지우고 싶은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조차 하기 싫어했고, 그 기억이 되살아날까 두려워 도망쳤습니다. 하지만 그는 친구들의 죽음을, 스스로의 출신을, 그 모든 고통을 외면하지 않기로 합니다. 과거의 자신을 구하는 것은 결국 현재의 자신 뿐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피터 역시 변화합니다. 가모라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는 이제 더 이상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지구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로 합니다. 떠나는 용기, 인정하는 용기는 피터의 구원을 상징합니다. 네뷸라는 복수심만으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공동체를 위해 웃고 화해하는 존재가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 다른 누군가를 구하려는 과정 속에서, 스스로가 구원받는 이야기입니다. 로켓이 팀을 구하려 할 때, 사실 그는 자기 자신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피터가 로켓을 살리려 할 때, 그는 자신의 죄책감을 치유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가 말하는 구원이란, 타인을 위한 선택 속에서 자신도 함께 변화하는 감정의 기적입니다.

그리고 이 구원은 단지 개인의 회복에 머물지 않습니다. 그것은 관계의 회복, 공동체의 재구성,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여는 문이기도 합니다. 『Vol.3』는 히어로의 마지막 이야기를 통해, 구원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조용하면서도 강한 울림을 남기는지를 관객의 마음에 깊이 새깁니다.

결론: 끝까지 사랑하는 자들이 진짜 히어로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3>는 화려한 액션과 유쾌한 유머로만 기억되던 시리즈의 마지막 챕터에서, 감정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영화로 전환합니다. 정체성을 찾아 나서고, 진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스스로를 구원하는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단순한 히어로물이 아닙니다. 상처 입은 존재들이 서로를 통해 다시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를 본 뒤, 관객은 묻게 됩니다. “나는 누구와 함께 있고 싶은가?”, “나는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갈 것인가?” 『Vol.3』는 그 질문에 대한 완벽한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그 질문을 품고 살아가도록 위로합니다. 눈물, 해방감, 그리고 따뜻한 성장의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는, 감정 서사를 사랑하는 모든 관객에게 꼭 필요한 선물입니다.